유서
W. 청서
어느 날, KPC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유서는 변호사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스무 장이 넘는 두꺼운 문서에는 가족과 친지, 주변 지인들에게 남기는 감사와 작별 인사, 재산 분배와 신변 정리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꼼꼼히 적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정리된 듯 보였지만, 당신의 이름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남길 말은 없다는듯, 당신에 관해 한 줄도 거론되지 않은 채 마무리된 유서에는 분명히 KPC의 서명이 적혀있었습니다. 묘한 허탈감이 번져오지만, 의문을 느낄 틈도 없이 KPC의 장례식은 마무리됩니다.
일주일 뒤, 당신에게 익명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아직 잉크 냄새가 남아 있는 듯한 편지지에는 단조로운 말투로 짤막한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KPC가 당신에게 남긴 유서를 갖고 있다’고.
당신은 홀린듯이 편지에 적힌 주소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흰 장미꽃이 핀 가지들 사이로 보이는 저택으로.